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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책기자

‘에밀레종’을 직접 타종한다?!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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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에밀레종’을 직접 타종한다?!

범종의 형상으로 건축된 진천 종 박물관


‘뎅~ 데엥’

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나라의 범종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종박물관이 있다. 2005년 9월 문을 연충청북도 진천군의 종박물관은 한국 범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종박물관이다. 충북 진천군이 53억원을 들여 지었다.

우리나라 범종 역사를 한눈에~
제 1전시실에 전시 되어 있는 성덕대왕신종, 통일신라시대의 범종, 세계의 다양한 종 (사진은 위에서부터 순서로)

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‘에밀레종’으로 잘 알려진 성덕대왕신종이 관람객을 맞이한다. 복제품이긴 하지만 실제 크기의 웅장한 모습이다. 에밀레종을 지나 제1 전시실로 들어가면 범종의 역사, 한국의 범종, 세계의 종을 살펴볼 수 있다.

현재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종은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, 상원사종, 성덕대왕신종, 신림원지종 등이다. 그 중 성덕대왕신종은 아름다운 종소리를 품고 있는 걸작이다. 기록에 따르면 통일신라 경덕왕이 부왕 성덕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지만 그 다음대인 혜공왕 7년(771년)에 이르러 완성할 수 있었다. 무려 구리 12만근을 사용했으며 무게는 18.9톤에 달한다.

우리나라의 종은 세계적으로 ‘한국종’이라는 학명으로 불릴만큼 독보적이다. 마치 독을 거꾸로 엎어놓은 것 같이 위아래가 좁고 가운데가 불룩하다. 종구쪽이 나팔형으로 벌어진 중국 범종, 위아래가 거의 평행을 이루듯 통형에 가까운 일본 범종과 다른 모습이다.

이 같은 형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시작됐다고 한다. 이후 고려시대엔 불교의 영향을 받았고, 조선시대엔 중국의 영향을 받아 독자적인 범종이 등장했다. 종 박물관에선 이 같은 범종의 역사를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다.

특히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의 범종도 확인해 볼 수 있다. 현재 일본에는 약 50개의 한국 범종이 있다고 한다.

‘밀랍주조법’으로 만들어지는 범종의 제작과정

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백과사전과(左), 범종모양을 탁본할 수 있는 제 2전시실(右)


세계적으로 뛰어난 우리 선조의 ‘밀랍주조법’
제 2전시실에선 범종 제작기술과 범종의 소리, 재미있는 종이라는 주제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. 또 범종의 문양을 직접 탁본해 볼 수도 있다.

박물관에 전시된 범종들을 보며 이 장엄한 종들을 실로 우리 조상들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냈을까 궁금햇는데, 바로 제 2전시실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.

그 시대에는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지만, 현대의 기술을 능가하는 경이로운 제작기법이 있었다. 바로 우리 선조만의 ‘밀랍주조법’이다.

일본의 ‘사형주물법’으로 종을 만들면 종의 표면이 곱지 못하고 투박하다고 한다. 이는 틀 먼저 만들고 여기에 문양을 찍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. 반면, 우리의 ‘밀랍주조법’은 원형을 먼저 만든 뒤 틀을 만들어 주조하기 때문에 정교하다.

우선 밀랍과 소기름에 열을 가해 녹여 만든 밀초로 범종 모양의 외형과 문양을 만든다. 밀랍 원형 겉에 모래 등의 주물사를 여러 겹 바르고 말린 뒤, 외형에 열을 가해 내부의 밀랍을 녹여 없앤다. 여기에 거푸집을 씌우고 땅에 묻은 뒤, 구리와 주석을 합금해 녹인 쇳물을 붓는다. 쇳물이 굳은 뒤 거푸집을 제거하면 범종이 나온다.

쉽고 간단한 ‘사형주물법’과는 달리, 우리 선조의 ‘밀랍주조법’은 작업공정이 복잡하고 어렵다고 한다. 이처럼 범종 하나를 만드는데 많은 정성을 들이는 장인정신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범종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. 제 2전시실에선 이 같은‘밀랍주조공법’의 전 과정을 인형으로 재연해,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.

이밖에도 관람객은 종과 관련된 의미 있는 여러 설화를 볼 수 있고, 지구촌의 종소리와 함께 일상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종소리도 들어볼 수 있다.

직접 타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야외 전시실
직접 타종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박물관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성덕대왕신종(에밀레종)의 복원품

박물관의 제 3전시실은 직접 범종을 만지고 타종하는 체험공간이 있는 야외전시실이다. 야외전시관에는 두 개의 범종이 걸려 있는데,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인 상원사 동종이고 다른 하나는 성덕대왕신종이다.

관람객들이 직접 타종을 해볼 수 있는 범종은 성덕대왕신종으로, 실제 범종을 1/1.5로 축소한 복원품이다. 중요무형문화재인 원광식 종장이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고 한다. 웅장한 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어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다.

* 진천 종 박물관 홈페이지 : www.jincheonbell.net
* 관람시간 : 오전 09:00 ~ 오후 06:00
* 휴 관 일 : 매주 월요일, 1월 1일, 설날, 추석
* 입장료 : 성인 1500원, 학생 1000원, 어린이 500원

정책기자단 황의범 skyholic@korea.com